어제 그렇게 일찍 뻗었더니 오늘은 7시도 되기 전에 눈이 떠졌다.
이 7시는 중요한 것이 공짜아침을 먹을 수 있는 것이 7시부터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왕창 돌아다닐 각오가 되어있었다.
공짜 아침의 내용은 팬케익과 씨리얼, 커피로 매우 부실했다.
하지만 나는 어제 저녁에 먹다남긴 서브웨이가 있었기 때문에 속을 든든히 채울 수 있었다.
직원으로 보이는 나이가 좀 있으신 남미분이 팬케익을 구워주시고 말도 걸어주셨는데
10년동안 호스텔에서 일하면서 다양한 나라의 청년들을 보았으며
그들이 말은 다 다르고 다른 나라말(영어)을 어려워 했지만
다들 똑같았고 모두 똑같더라 한마디로 위아더월드 그런 내용을 말씀하셨다.
((호스텔을 이용하면서 기대한것중 하나가 다른 나라 사람들과의 교감, 의사소통이었으나
마눌님이랑 있어서 그런지 현재 호스텔의 조용한 분위기 때문인지 아직까지는 큰 이벤트는 없다))
대략 8시에 출발한 나와 마눌님은 뉴욕의 아침거리를 걸으며
5번가, 브로드웨이를 찾아보며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저기고 메디슨스퀘어파크는 저기구나 등을
체크해보았다. 뭐 이때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다른 건물과 착각중이었고-_-;
<< 저멀리 고건물이 내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으로 착각한 건물-_-;; >>
뭐 목이 꺾어질 정도로 심하게 거대한 빌딩들이 좀 많다는 것 정도 외에는 그리 대단한 건 없어보였다.
이건 내가 자연원더보다 건축물에 별로 감흥이 없는 성향 탓이기도 하다.
그렇게 24St에서부터 42St까지 걸어서 그 유명한 타임스퀘어에 도착!
((참고로 오늘 전체 일정은 상세지도 없이 개략적인 나의 사전조사만으로 이루어졌다.
덕분에 길을 많이 헤메기도 하였지만 뉴욕의 길은 거의 완벽한 가로세로 블록형태라
비교적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편리하였다.))
타임스퀘어는 전광판이 크고 화려하다는 것은 좋았으나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 낮에 와서 그런지 별거없는 타임광장 >>
그리고 메디슨스퀘어파크 등 지도에 나와있는 파크류는 심하게 놀이터수준으로 작았다.
샌프란시스코의 골든브릿지파크를 생각했던 나는 약간 실소를 하기도 하였다.
뭐 아직은 메인인 센트럴파크는 안가보고 한 이야기이긴 하다.
타임스퀘어에서는 우리가 내일보게될 라이언킹을 상영하는 극장이 너무 눈에 띄어서
자동으로 확인하게 되었고. 일련의 기념사진 촬영 후 다음 목적지인 '자유의 여신상'으로 향했다.
<< 내일 뮤지컬을 보게될 곳. 타임스퀘어에 있을줄이야 >>
자유의 여신상은 멘하튼 남쪽의 South Perry 역에서 페리를 타고 볼 수 있는데,
일단 우리는 지하철을 타고 South Perry역으로 향했다. 이제 지하철은 많이 익숙해졌다.
거기서 자유의 여신상을 가는 관광하는 배가 따로 있으나
나는 굳이 여신상을 오를 필요가 느껴지지 않았고
그냥 지나가면서 보기만 하면 되었으므로 공짜배인 Staten Island Perry 를 탔다.
이 배는 멘하튼과 스테튼섬을 왕복하는 일종의 셔틀이다.
엄청난 바닷바람의 추위를 몸소 받으며 드디어 보았다!
뉴욕의 랜드마크 '자유의 여신상' ㅠ.ㅠ
실제로 배는 멀찌감치서 자유의 여신상을 보기 때문에
괜히 공짜배를 탔나 생각도 잠깐 들었다. 가까이서 보고픈 마음이 들었기 때문.
쨌거나 자유의 여신상을 보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점심시간.
한 11시쯤 되었다.
만만한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때우기로 한다.
가격이 쌀거 같아서였다. 근데 왠걸. 15달라! 서브웨이나 가격이 별차이 없다.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뉴욕! Orz..
((아, 근데 뉴욕에 서브웨이 장난 아니게 많다. 젤 많이 본듯))
날씨가 많이 추웠다. 후드티에 점퍼까지 입었으나 바람이 불면 춥다.
나중에 와이프를 위해 길거리에서 파는 목도리도 사줬다.
소화도 시키고 바깥구경도 할겸 우리는 멘하튼 남쪽끝에서 차이나타운을 거쳐
소호거리를 거쳐 섹스앤더시티에 나오는 캐리의 집으로 가기로 한다.
차이나타운은 쉽게 찾을 수 있었으나 소호거리는 찾다찾다 빙빙돌아서
우리는 너무 헤메게 되었다. 다리도 조금씩 아프다.
그리하여 소호거리는 뒤로 미루고 안전하게 지하철을 타기로 하였다.
근데 지하철을 찾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암튼 좀더 다리품을 팔아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크리스토퍼 St 역에서 하차.
캐리집을 찾는다. 근데 이것도 지도 없이 머리로만 찾을려니 쉽지않다.
대략 헤메다가 Perry St를 발견. 좀더 헤메니 사람들이 사진찍는 곳을 발견!
<< 여기가 그 페이머스한 캐리네 집 문앞 >>
나는 전혀 감흥이 없었지만 와잎은 좋아서 난리다. 허허
기념촬영후 캐리집 다음 블럭에 있는 캐리가 잘갔다는 메그놀리아 컵케잌집으로 갔다.
이곳은 아주 박터지게 장사가 잘되고 있었다. 이것이 다 드라마의 영향.
와이프의 행복한 표정을 보니 나도 기뻤다. 이것이 유부의 기쁨. 우헐헐.
컵케익을 하나 사서 먹었는데 더럽게더럽게 달다. 완전 설탕 그자체라고나 할까.
와이프도 도저히 못먹겠는지 실망한 얼굴로 비둘기 밥으로 주게 되었다-_-;
여기까지 일정을 마치니 대략 2시정도 된거 같다.
아침을 일찍 시작했더니 하루가 무지하게 길다^_^;
남은 시간에 어디갈까 고민하다가 세인트 페트릭 성당에 가보기로 결정.
지체없이 지하철을 타고 고고씽이다! 실수로 한정거장 더가서 한턴 백하고.
쨌거나 멋진 외관의 성당에 도착.
천주교가 모태신앙인 와잎의 느낌은 또 남달랐으리라 짐작된다.
안에 들어가보니 관광을 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아주아주 훌륭한 성당이었다. 와잎을 따라 성수로 성호도 그어보고, 기도도 약간했다.
감사의 기도와 성직자들에 대한 당부, 그리고 우리의 이번여행의 안전에 대해서 기도를 올렸다.
나는 무신교지만 기도하는건 별로 상관없다-_-;
성당의 긴의자에 잠시 앉아 있으니 맘도 편하고 발도 편해서 좋았다.
성당을 나와 5번가를 걸으며 일단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성당이 50St인데 숙소가 24St이니 대략 26블록을 걸었다-_-;
5번가는 생각보다 별게 없었고 숙소에 도착하니 이제 지쳐서
나와 마눌님은 잠시 누워버렸다.
아, 오는 도중에 현지사는 한국인아주머니를 만나서
32St에 한인거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와우!
뉴욕에도 한인타운이 있다니 놀랍다!
뉴욕은 거리거리마다 온통 햄버거와 피자의 치즈 냄새로 가득한데,
한국식당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행복한 일이었다.
그리하여 저녁은 느끼한 속을 달랠겸 특식으로 한식을 먹기로 하였다.
천편일률적인 햄버거/치즈가 지겨운지 많은 뉴요커들이 한식당을 찾고 있었다.
대기열이 있는건 기본인데, 놀라울따름!
저녁으로는 나는 김치찌게, 와잎은 갈비탕을 먹었다.
오랫만에 한식이라 배가 놀랬는지 요동을 친다-_-;
가격은 역시 뉴욕물가라 쌨다. 27.11달라!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가격! 쿨럭..
일단 맛있게 먹었다.
아, 글고 구경하면서 본건데 교촌치킨이 있는데 여기서는 야식 개념이 아니라
식당이다. 웨이터도 정장을 입고 손님을 안내한다. 되게 웃겼다^_^;
((아, 한식당 가기전에 숙소에서 또 중요한 일을 한가지 했는데;
그게 뭐냐면 내일 가게될 Peter Luger 스테이크집을 전화예약 하는 일이었다.
피터루거는 인터넷조사결과 뉴욕맛집중 전나전나 유명한 곳으로
꼭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영어울렁증을 각오하고 전화를 걸었다.
예약을 꼭 해야한다고 하니 어쩔 수 가 없다-_-;;;
첫번째 시도에서 '인삿말'->'몇명이야? / 2명' ->'언제 예약할라구? / 내일 시간어떻게 돼?"
-> "저쪽에서 뭐라뭐라" 말하는데 못알아듣고 '쌩큐'로 전화가 끊겨서 완전좌절 Orz...
여러번 경험해봤지만 전화영어는 진짜 듣기평가중 최고레벨이다. Orz..
포기할까 했지만 나만을 바라보는 와잎앞에 힘을 내어 떨리는 가슴을 다독여-_-;
다시 전화끝에 예약 성공! ㅠ.ㅠ 만세! 휴~~ 이것참-_-;;;; )
한식당에서 힘을 낸 우리는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서 야경보기를 실행하기로 한다.
아침에 엠파이어빌딩을 잘못 생각하는 바람에 밤이 되자 더 헤메게 되었는데
어찌어찌 사전조사에 힘입어 올바른 엠파이어빌딩을 찾게 되었다.
((오늘은 참 헤메는게 많다-_-; 하지만 덕분에 뉴욕지리는 더욱 확실히 내 머릿속에 세겨졌다!)
86층 입장료가 일인당 무려 21달라라 스킵할까도 했지만,
막상 올라가 보니 우왕! 이건 안봤으면 완전진짜 후회했을거였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의 야경은 그야말로 킹왕짱!이다! >.<o
<< 마음이 착한 사람은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
<< 실제로 보면 진짜 우와~ 소리가 나온다 >>
홍콩야경/서울야경/샌프란시스코트윈픽스야경 뭐 이름도 못내밀것이 확실하다!
뉴욕에 가면 비싸도 꼭 가서 보길!
아~~ 여기까지 오늘 한 일을 다 적었군^_^;
참으로 기특한 기록이라 하겠다.
이것저것 정리하다 보니 지금 시간이 벌써 2시반-_-;;;
피곤하니 얼른 자야겠다.
또 다른 내일을 위해서!
((그나저나 오늘은 너무 오바드라이브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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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지출내역.
- 생수 : 1달라
- 맥도날드(점심, 빅맥세트2) : 14.57달라
- 컵케잌(메그놀리아) : 2.75달라
- 방한을 위한 목도리(길거리리어카표) : 5달라
- 한식(저녁, 신라식당에서 김치찌게, 갈비탕) : 27.11달라
- 엠파이어스테이트86층전망대 입장료2 : 42달라
Total : 92.43달라